(서울=뉴스1) 하수영 인턴기자 = '노후에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달에 얼마가 필요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부부 기준으로는 약 160만원, 개인 기준으로는 약 99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민연금공단 산하 국민연금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연구보고서를 10일 게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응답 대상자들에게 '남들처럼 표준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했더니 부부 기준으로 약 225만원, 개인 기준으로는 약 142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우리나라 중·고령층의 노후 준비와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자 작성됐으며, 만 50세 이상 가구원이 있는 전국 5110가구를 대상으로 2005년부터 격년으로 시행하는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의 2013년도 제5차 조사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특히 경제적 독립 여부와 노후 자금 조달 경로와의 관계를 보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중·고령자는 '자신이 노후 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비율이 57.7%로 과반수 이상이었는데 이 경우 노후자금 조달 경로로 '배우자'를 꼽은 비율이 61%로 가장 높았다.
반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중·고령자는 '자신이 노후 시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한 비율이 67.9%로 더 높았는데 이 경우는 노후자금 조달 경로로 '자녀 및 손자녀'를 꼽은 비율이 52.7%로 과반수 이상이었다.
'노후 대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본인이 경제적으로 독립했든 그렇지 못하든, 자신이 노후시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든 그렇지 않든 두 경우 모두 과반수 이상이 '경제적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신을 '노인'으로 본 응답자의 44%, '자신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응답자의 35.5%가 건강/의료 문제를 노후 대책의 핵심이라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월급 126만원인 청년들이 부모님 노후 대비까지 하라고?" vs "너희도 늙어봐"
젊은 층 이용자가 다수인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는 네티즌들이 많았다. 특히 지난 9일 2016년 최저임금이 6030원(월 209시간 근로 기준 월급 126만원)으로 결정된 직후라 더욱 논란에 불이 붙었다.
아이디 shl2****인 네티즌은 "최저 임금이 126만원인데 노인들은 한달에 160만원이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니"라고 했고, 아이디 youn****인 한 누리꾼은 "청년들도 160만원 벌기 힘든데, 부모 부양까지 해야 하는 건가?"라며 난색을 표했다. 아이디 chal****인 한 네티즌은 "자식세대한테 노후 자금 기대하고 싶으면 비정규직 문제부터 좀 해결해 주시죠"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고령자들이 노후 자금으로 월 160만원을 책정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asj4****인 누리꾼은 "젊은 사람들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늙으면 다 병이 든다. 늙으면 생활비보다 병원비가 더 나온다"며 노후자금의 대부분이 '병원비(의료비)'라고 주장했다. 본인을 67세 노인이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예전에는 노후 준비란 개념 자체가 없어서 우리 세대는 노후 대비를 제대로 못한 사람이 많다. 노후 대비 할 만큼 오래 사는 사람도 별로 없었고, 그때는 그저 아이들 데리고 살아가기도 바빴다"고 하면서 중·노년층의 입장도 이해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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